재미누리협동조합 - 나비남, 참여자들의 이야기

재미누리협동조합은 2017년 “별별청춘, 오춘기 다시 날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5개의 양천구 내 사회적경제기업 중 하나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50대 독거남들이 자조모임을 결성하고 ‘별난두드림’이란 이름으로 난타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지금까지 그들과 모임을 같이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재미누리 협동조합의 송기문 대표를 만나 지난 2년 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Q. 재미누리협동조합(이하 재미누리)의 단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2015년에 보드게임 지도사 자격을 지닌 선생님들이 모인 강사협동조합으로 시작을 했어요.

강사이자 아이들의 엄마로서 공교육의 문제를 고민하며, 양천구가 안고 있는 교육격차를 조금이라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만들게 됐고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 학교로 나갔는데,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도 만나면서 가정도 연계가 되고, 마을활동도 많아지고요.

마을활동에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독거남이나 독거 어르신도 만나게 되는 시간들이 쭉 자연스레 흘러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 모임이 갖고 있는 미션이 두 가지가 됐습니다.

차별없는 공정교육을 위해 교육격차를 해소해보자. 또 가족 간의 소통이나 세대 간에, 지역 간에 소통을 원활히 하는데 우리가 조금 더 힘써보자.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사회가 좀 더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금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2017년 “별별청춘, 오춘기 다시 날다” 프로그램에 참여하시게 된 배경과 그 준비 과정을 알려주세요.

A. 각 자치구 마다 이뤄지는 지역특화사업을 같이 준비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양천구에서는 당시 1인 가구에 대한 고독사 이야기가 많이 대두되었고, 6개 단체가 모아졌습니다.

처음에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일인가구의 외로움이나 고독사를 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란 고민 속에 5개월 간 프로그램 준비를 했어요. 그래서 남녀 상관없이 참여자를 모집해 신월복지관에서 7월부터 1기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들이 민간단체들이다보니 개인정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모집이 굉장히 어려웠고, 또 프로그램 참여자들 역시 그 결합이 지속적이지 못했어요.

그렇게 우여곡절을 경험한 후 2기 사업을 준비하면서, 민간의 힘으로 모집이 어렵기 때문에 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드렸어요.

마침 자치행정과에서도 구에서 50대 독거남인 나비남을 가지고 기획을 하고 있는데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해주셔서 민관 협력 사업으로 가을소풍으로 “나비남 공감여행”을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게 됐어요.

이후 50대 독거남들을 대상으로 해서 2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프로그램 중 정서적, 심리적 지원에 초점이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A. 저희가 봤을 때, 일반적인 프로그램은 대게 일차원적으로 그때 딱 교육기간이 종료되면 그냥 끝이더라고요.

그게 좀 아쉬웠어요. 왜냐면 그분들은 그때만 참여하셨다가 다시 또 들어가시고, 일방적으로 그냥 받기만 하시는 거에 익숙해지셔서, 오히려 스스로 자립적인 생활을, 스스로가 좀 일어설 수 있는 힘에 방해요소가 되진 않을까란 고민이 됐거든요. 프로그램이 그분들에게 힘이 돼서 다시 자립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랬었거든요.

처음 1기 프로그램에서는 마음을 좀 열고 서로가 소통하는 거에만 집중을 했어요. 참여자들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 우리가 놓치고 있던 부분, 이런 부분을 조금 더 강화를 해야 되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2차 프로그램에는 조금 더 강화가 됐던 것이 그 심리 정서 부분이에요.

그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간이 앞으로 일주일을 생활하는데 힘이 된다고, 또 이 활동이 기초가 돼서 다음 활동도 연계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고 하시니까, 조금 더 그 시간을 늘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심리정서 지원을 조금 더 지원을 하고, 그분들이 스스로 좀 힘을 얻어서 직접 좀 나서실 수 있길 바랬어요.

Q.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아쉬었던 점은 무엇이 있으셨나요?

A. , 아무래도 관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보니깐, 뭔가 측정가능한 양적인 결과가 나와야하는 게 중요했죠.

그런데 저희는 어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약간 달랐죠. 또 모집인원이 민감한 문제 중 하나였어요.

물론 어떤 부분인지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저희가 끝까지 말씀드렸던 건, 어… 일단 나오신 분들이 한분, 한분의 그 이야기가 더 소중하고, 그분들이 이제 소수이더라도 좀 제대로 자립으로 갈 수 있는 방향이 선다면 그 방향이 맞다고 주장을 했었죠.

2차 때에는 그걸 조금 더 지원할 수 있도록 좀 목소리를 같이 냈던 것 같아요. 그래서 1차보다는 2차에는 관하고도 더 소통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Q. 자조모임에 함께하시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A. 일단 별별청춘 사업의 경우, 사업 기간이 끝나면 사실은 예산은 이미 없어요. 근데 저희에게는 사실 그분들이 사회로 다시 복귀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했었어요.

마지막 모임으로, 선생님들하고 다같이 평가하는 자리가 있었거든요. 선생님들이 한분, 한분, 다같이 “이게 끝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이야기가 동일하셨어요. 근데 그 말이, 진짜 손을 놓지 못하겠더라고요. (웃음) “모임장소가 혹시 없고 예산이 없으면 우리 집이라도 모였으면 좋겠어” 이런 이야기를 다 같이 하시니까. 그리고 이제, 겨우 한발 나오신 분들인데. 저희가 똑같이 어떤 예산적인 부분 때문에 그냥 딱 스탑을 하면, 다시 복귀를 못하고 들어가실 것 같은 느낌이 사실은 있었어요.

‘재미누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한번 해보자’ 그래서 그때는 저희 사무실이, 임대해서 쓰는 사무실이었는데. “그럼 거기라도 모여봐요”라고 했죠. 일단은 저희가 좀 시간을 잡고. 크게는 못하고 조그만 다과라도 준비해놓고 모임을 좀 정기적으로 가져가보기로 했죠.

처음에는 2주에 한 번, 그렇게 모이고. 그다음에 선생님들 서로 이제 생일 같은 거 챙겨가지고 파티도 한 번 해보고. 그분들이 하고 싶은 것도 이야기도 한 번 들어보고. 또 서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도 달라진 점이 있나 그런 의견도 좀 나눠보고. 그게 난타를 함께 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연결이 됐네요.

Q. 프로그램과 자조모임에 참여하시면서 독거남 분들이 어떻게 변화하셨나요?

A. 일단 저희가 처음에 그 선생님들을 만났을 때, 지금 표정하고는 너무 다르셨어요. 처음 저희도 되게 조심스러웠던 게, 굉장히 예민하시고. 상처가 있으신 게 정말 보였어요.

조그만 사소한 거에도 부딪치기도 하시고, 그런데 지금은 이제 서로가 좀 신뢰가 쌓이고 관계형성이 되면서 정말로 마음이 좀 편안해지신 게 보여요. 사실 경제적인 부분은 저희가 지원을 해드리지 못하잖아요. 그건 이제 스스로 정말 서셔서 어떻게 하려는 의지가 있으셔야 되는데. 지금은 그 의지가 생기신거로도 저는 변화가 됐다고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그냥 기초수급자로, 내가 일방적으로 받을 수 있는 거에 족하고, 그 생활로 안정을 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기초수급자를 탈피하려고 하시거든요.

그거로 머무르지 않고, 정말 내가 일을 해서 그에 대한 대가를 받고, 내가 생활을 하고, 나의 힘으로 서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계세요. 그래서 저는 그게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수혜자로써 머물러있지 않는 거죠. 나도 뭔가 해볼 수 있고, 한번 해보고 싶다, 도전해보자라는 거를, 마음을 다 갖고 계신 부분이 굉장히 좀 큰 것 같아요.

Q. 자조모임이 현재 갖고 있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 모임을 진행하다보니 새로운 이제, 구성원이 좀 더 필요하지 않겠냐, 서로 말씀해서 새로운 구성원을 이렇게 하려고 했었는데. 그 과정도 이제 오신 분과 기존에 계시던 분들과의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특히 저희가 했던 그 교육프로그램으로가 아니라 난타로 만났을 때는, 잘 안되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게 소통하고 마음을 열 시간이 없이, 연습만 하고 이것만 두드리다 보니까. 거기에서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좀 새로운 분이 오셨을 때 어떻게 같이 융화시켜서, 같이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격주로 일단 진행을, 한 주는 강사님이 오셔서 직접 전문적인 걸 좀 배워보는 시간이면. 한 주는 우리가 좀 마음을 여는 소통의 시간을 가져가보자. 다시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그걸로 이제 진행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무엇보다 지금 어려운 부분은 선생님들의 경제적인 어떤 지원이 딱 형성되지 않고 계속 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게 언제쯤 안정이 될까가 고민이에요.

지금 참여하시는 분들도 본인의 일을 하려고는 하시는데 그게 안정적인 일자리가 되지 못하시고 다시 실패하는 과정들을 겪고 계시거든요. 그게 또 여기 자조모임 하는데도 약간 영향이 좀 있어요. 본인이 힘들 때는 잠깐 이렇게 좀 빠지시거나 주춤 하셨다가, 다시 또 이렇게 막 힘을 내고 옆에서 격려를 해줘야 또 나오실 수 있다거나. 그래서 아직까지는 또 다른 상처가 왔을 때 그걸 대응을 하는 마음이 아직 힘드신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서로가 힘든 상황이 없을 때는 지금의 상태로는 괜찮은데. 다시 또 뭔가에 상처를 받거나 힘든 상황이 돼 버리면, 또 이제 고민을 하시는 부분이 보여요. “아유 이래서 내가 할 수 있겠어?” 다시 포기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기도 하고. 또 모임 안에서 그분의 영향이 다른 분에게도 영향이 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 때문에 계속 저희가 옆에서 계속 아직도 응원 드리고, 지원해드려야하는 부분이 사실은 있거든요. 지금 고민은 그거에요. 언제 정도면 선생님들 스스로 딱 힘을 가지고, 어떤 상황이 와도 스스로 힘이 좀 되실 수 있을까. 그래서 아직은 선생님들 하는 방향을 저희가 지원해드리긴 하지만. 저희가 빠질 수 없는 부분이 필요한 에너지를 저희가 드려야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 거 같아요.

Q. 그럼에도 단체 운영하는 입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A. 저를 포함해서 저와 함께 하시는 선생님도. 본인이 정말 시간을 내셔서 오셔야 되는 부분이에요.

저희가 어떤 법인에서 그만큼의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원을 해드리거나 하지도 못하고 있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조합의 다른 분들은 그 부분을 좀 감사해하기도 하세요. 왜냐하면 그거를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누군가는 해야 되는데. 그거를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저도 되게 감사하기도 하고. 일단은 그 마음이 서로 일단은 동의가 돼서 진행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자조모임에 참여하시는 선생님들이 오히려 저희를 걱정하시죠. “재미누리한테 도움이 안돼서 어떻게 해요?” 뭐 이런 이야기를 하세요.

그래도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걸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같이 성장한다고 생각을 하고. 또 저희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걸 지금 경험하고 있고요. 어떻게 보면 이렇게 선생님들 만나면서, 다른 곳에서 연락이 오기도 해요. 다른 자치구나, 다른 기관에서 저희 재미누리를 찾아 교육을 요청해주셔서 그런 것과 연계되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이게 어떤 기업에 대한 큰 성과나 실적으로 다가오진 않지만. 그 외에 저희는 더 큰 거를 얻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Q. 50대 독거남, 나비남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면서 개선되어야할 지점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A. 저희가 처음에 계속 이야기했던 부분이 어떤 컨트롤타워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였어요.

그냥 각계각층에서 그냥 각자 알아서 해라 말고, 소통을 통해서 더 좀 체계적으로, 발전적인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어떻게 보면은 동마다, 다 똑같은 거를 하는 곳도 있고요. 한편으로는 프로그램이 좀 한정적인 것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조금 더 이렇게 힘을 합치면 시너지가 있을 것 같은데라는 아쉬움이 있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현재 주민협치과로 이렇게 부서가 바뀌면서 각계각층이 모일 수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이제 긍정적인 방향이 보이긴 해요.

한편으로는 조금 더 같은 위치에서 소통이 원활했으면 좋겠어요. 독거남 분들에게 구청에서의 어떤 사업을 참여했을 때, 예를 들어 멘토, 멘티가 처음에 연결이 됐을 때, 어떤 분은 누군가 와서 “나는 멘토고 너는 멘티니까 그냥 내가 주는 걸 받아”라고 들었을 때 또 다른 상처로 다가온다라는 말씀을 몇 번을 들었어요.

누구는 주는 사람, 받는 사람이 아니고. 그게 같은 위치에서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지원 사업 또한 어떤 사업으로만 보는 상황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진짜 같이 살아가는, 동시대의 주민으로 그게 좀 뛰어넘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Q. 자조모임에 참여하고 계신 분들한테 한 말씀 부탁드려요

A. 한 말씀? (웃음) 일단 너무 감사하죠 사실은. 어떻게 보면은 저도 중간에 ‘아유 이거를…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 아닌가’ (웃음) 고민을 많이 하게 했다면.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해야지’라고 느끼게 한 게 그분들이 계셔서니까. 저도 사실 이 모임에서 많은 배움을 얻고 성장할 수 있었어요. 저희가 그동안 생각하지 못하고 돌아보지 못했던 걸,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신 분들이고. 음… 그러니까 선생님들의 그 의지 계속 보여주셔서, 중간에 막 시행착오도 있긴 했지만.

그 선생님들의 의지를 계속 보여주셔서. 저도 같이 이제 으쌰으쌰하게 되고. ‘그래도 같이 한번 해보자’ 하게 되는 부분도 있고요. 처하신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지기만을, 특히 경제적인 부분이, 좀 나아지기만을 사실은 바라고 있어요.

음. 열심히 일을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예전에 빚 등이 해결되지 못해서 월급이 차압되신다거나 그럴 때 굉장히 옆에서도 안타깝거든요. 그런 게 좀 하루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